짙은 어둠 속에서 구조대의 외침이 울려 퍼졌어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그 소리에 응답이 돌아왔습니다. 짧은 "네" 한 마디였지만, 그것으로 충분했어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네팔 현지시간 9월 4일 오전,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기계 작업반장 산제이 사와 기계 감독관 카비르 마하르잔이 구조됐어요. 홍수가 발전소를 덮친 지 꼬박 9일 만이었습니다.
사 반장은 홍수가 밀려오자 떠내려온 나무를 붙잡고 물이 닿지 않는 6층으로 올라가 통풍구 근처에서 구조를 기다렸어요. 9일 동안 그가 의지한 건 두 가지였습니다. 속옷(러닝셔츠)을 벗어 물을 걸러 조금씩 마셨고, 힌두교 기도문 '마하만트라'를 외우며 희망을 붙들었어요. 마하만트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위대한 기도문'이라는 뜻이에요.
그가 갇힌 데에는 사연이 있었어요. 사 반장은 홍수 당시 제어실 주변에 40~45명이 있었다고 증언했는데, 동료들에게 먼저 대피하라고 알리고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동안 정작 자신이 탈출할 시간을 놓쳤다고 해요. 그는 구조 직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제 책임이었습니다. 그렇게 큰 사고가 났는데 제가 도망치는 것은 옳지 않았습니다."
마하르잔 감독관은 사 반장이 있던 곳에서 몇 미터 더 안쪽, 콘크리트 판과 떠내려온 통나무 사이에 끼어 있었어요. 발견 당시 다리를 다쳤고 심한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병원에서 만난 아내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해요. 구조대원 등에 업혀 터널 밖으로 나오며 두 손을 모아 '나마스테' 인사를 건넸고, 현장에서는 박수가 터졌습니다. 두 사람은 현재 카트만두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 중이에요.
사 반장은 고립 기간 동안 가까운 곳에 있던 동료 3~4명과 소리를 주고받았다고 밝혔어요. 파워하우스 더 깊은 곳에 다른 사람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수색은 계속되고 있어요.
한편, 한국인 실종자 9명이 포함된 람체·둔체 지역에서는 네팔 군 당국이 험준한 산악 지형과 산사태 위험을 이유로 도보 수색을 허가하지 않고 있어요. KBS 뉴스에 따르면, 한국 정부 긴급구호대는 헬기와 드론을 이용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네팔 군을 계속 설득 중이에요. 현재까지 이번 대홍수로 인한 네팔·중국 양쪽 사망자는 1,300명을 넘었고, 5,600여 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네팔 정부는 9월 7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