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을 함께 산 부부라도 생활 방식 하나가 관계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연이 중국에서 화제가 됐어요.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사는 70대 부부가 지역 TV 중재 프로그램에 출연해 40년 결혼생활의 갈등을 털어놓았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4일 이 사연을 전하면서 국내에도 알려졌어요.
두 사람은 결혼 초기부터 생활비를 정확히 반씩 나누는 방식을 유지해 왔어요. 남편 리 씨는 "둘 다 소득이 있으니 각자 부담하는 게 공평하다"는 입장이었죠. 반면 아내 첸 씨는 친정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수입을 통째로 맡겼던 기억이 있어서, 남편의 방식이 가족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느낌을 줬다고 했어요. 선원이었던 리 씨가 오랜 기간 집을 비운 것도 두 사람의 거리를 넓혔고요.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첸 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였어요. 퇴원 후 의사가 식단 조절을 권하자, 리 씨가 "식사를 따로 준비하자"고 제안했는데, 첸 씨는 이 말을 40년 동안 쌓인 서러움의 마지막 방아쇠로 받아들인 거예요. 결국 집 벽에 욕설을 적고 도끼로 방문을 훼손하는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졌어요.
리 씨는 이 일로 아내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수천 위안을 들여 집 안에 CCTV를 여러 대 설치하고 아내의 일상을 감시하기 시작했어요. "아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철거할 생각이 없다고도 밝혔죠.
프로그램에서 첸 씨는 자신의 과격한 행동을 사과하고 "40년을 함께한 만큼 관계를 한 번 더 회복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어요. 반면 리 씨는 "뇌졸중 이후 수개월간 아내를 돌봤고, 가족 식사를 직접 준비한 적도 있다"며 자신도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내세웠어요. 중재자들은 리 씨에게 의심하는 말을 반복하는 것이 첸 씨에게 상처를 준다며, 서로의 감정을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했어요.
온라인 반응은 대체로 남편의 태도를 비판하는 쪽이었어요. "이렇게 숨 막히는 관계라면 혼자 사는 게 낫다", "선원으로 밖에서 자유롭게 지내다가 집에 와서는 가족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죠. 한편에서는 첸 씨의 과격한 행동을 먼저 문제 삼는 시각도 있었어요. 어느 쪽이 더 잘못했다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오래된 부부 사이의 복잡한 이야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