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약속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어요. 시장이 기대했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어요.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잔여 주주환원 재원 90조~110조 원 가운데 약 30조 원을 올 3분기 현금배당으로 환원하기로 했어요. 나머지 60조~80조 원에 대해서는 내년 1월 이사회를 거쳐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방식으로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어요.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24일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에만 1조 8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같은 날 주가는 9% 가까이 빠졌어요. 지난주(24~28일) 삼성전자 주가는 25만 7000원으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8.7% 하락했어요.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뒤로 미룬 배경으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이른바 '금산법'의 '10%룰'을 지목하고 있어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삼성전자 지분을 10%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이들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자동으로 높아져 규제 기준선을 초과할 수 있다는 거예요. 업계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으로 높아진 지분율에 대해서는 예외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현재와 같이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에 더 효과적이라고 선호하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어요.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하고 곧바로 실행한 SK하이닉스와의 비교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배당 성향 25%를 가정할 경우 주주환원 목적의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은 2026년 약 38조 원, 2027년 약 74조 원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어요.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이고, 실제 계획은 내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에요.
한편 금산법 완화와 관련해 정부는 특정 그룹의 편의를 위한 예외는 없다며 법 완화 검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어요. 또한 최근 두 달간 원·달러 환율이 약 12% 하락하면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원화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요. 다만 이 부분은 삼성전자의 실적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