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지난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하나가 꽤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어요. 그는 이 글에서 중국을 무려 14차례 언급하면서, 'AI 개발 속도를 늦추더라도 중국보다 앞선 상태에서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고성능 AI 칩과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칩 밀수와 원격 데이터센터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담겼어요.
중국의 반응은 빨랐어요. 통신·기술정책 전문가 샹리강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의 정당한 AI 발전을 위협으로 묘사하고 미중 AI 경쟁을 더욱 부추긴다"며 '부적절하고 적대적'이라고 비판했어요. 칭화대 AI 국제거버넌스연구소의 샤오첸 부원장은 앤스로픽이 중국의 오픈소스 AI 모델과의 경쟁에서 규제를 방패막이로 쓰려 한다고 지적했고요. 중국 국가안전부장 천이신도 13일 일부 국가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글로벌 AI 공급망을 분절시키고 있다고 경고했어요.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맥락은 명확해 보여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같은 날 12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국가들을 위한 AI 오픈소스 전용 구역 설치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협력을 제안했어요. 미국 빅테크 주도의 폐쇄형 AI에 맞서 개방형 AI 생태계로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혀요.
미국 국내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요.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AI 속도조절론에 부정적인 입장이에요. 반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13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안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의원들이 지금 당장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어요.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AI 및 혁신 경제 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오는 15일 의원총회에서 AI 관련 조치를 최우선 과제로 논의할 예정이에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지난 10일 맨해튼 비공개 모금 행사에서 "AI 기술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발언했어요. 다만 "가속주의자도 비관론자도 아니다"라며 제대로 관리한다면 유익할 것이라는 균형 잡힌 입장을 밝혔어요.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AI가 일단 위험해지면 중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경고했어요.
정리하면, 미국과 중국은 AI 안전의 필요성엔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접근 방식에서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요. 이달 24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추진 중인 AI 안전대화도 이런 입장 차로 인해 제한적 성과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 구도가 형성된 셈이에요. 서로 협력하면 모두에게 낫지만, 상대방을 믿기 어려운 상황이 협력 자체를 가로막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