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이 윤곽을 갖춰가고 있어요. 총사업비 7조 8000억원을 투입해 7000t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인데, 선도함은 2032년 말 인도될 예정이에요. 딜사이트 보도에 따르면, 이 사업의 핵심 장비 상당 부분이 한화 계열로 쏠리는 구조가 확인됐어요.
KDDX가 기존 이지스함과 다른 점이 있어요. 지금까지 우리 해군의 이지스급 함정은 미국산 전투체계와 장비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거든요. KDDX는 함정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체계(CMS)와 '눈' 역할을 하는 다기능레이다(MFR)를 국산으로 채우는 첫 사례예요. 이 두 장비는 한화시스템이 맡았어요. 2020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약 5400억원 규모로 계약했고, 2029년까지 개발해 6척 전량에 탑재할 계획이에요.
전투체계는 각종 센서 정보를 종합해 무기를 지휘·통제하는 장비예요.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번 특정 업체 방식으로 개발되면 이후 다른 장비를 붙이거나 성능을 개량할 때도 그 기술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표준이 된다는 얘기죠.
설계·건조 쪽은 조금 복잡해요.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는데, 과거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자료를 유출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일이 논란이 됐어요. 이에 방위사업청이 관례였던 수의계약 대신 경쟁입찰로 방식을 바꿨고, 결국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는 한화오션이 맡게 됐어요. 이례적인 설계·건조 이원화예요.
결과적으로 보면, 선체 건조(한화오션)와 전투체계·레이다(한화시스템)가 모두 한화 계열 안에 놓이는 셈이에요. 다만 전부가 그런 건 아니에요.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소나체계와 전자전장비는 LIG넥스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어요.
한편 KDDX에는 국내 수상함 최초로 통합전기추진체계도 적용돼요. 엔진 회전력을 축으로 직접 전달하는 기계식 대신 발전기로 전기를 만들어 추진 전동기를 돌리는 방식인데, 소음 감소와 함내 전력 여유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수상함에는 아직 검증 이력이 없어요. 처음 적용하거나 개발 중인 장비가 한 함정에 동시에 탑재되는 만큼, 각 기술이 전력화 일정에 맞춰 성능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사업의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