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법률혼 기간이 아닌 실질적인 동거 기간을 기준으로 국민연금 분할연금 수급 자격을 판단했다. 법률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윤모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연금액 변경 처분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윤씨는 1992년 6월 이모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2000년 2월 협의이혼했다. 법률혼 기간은 약 6년 11개월(83개월)로, 국민연금공단은 이를 근거로 분할연금 지급을 결정했다. 국민연금법은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전 배우자가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씨는 2024년 4월 윤씨의 노령연금에 대한 분할연금을 공단에 청구했고, 공단은 지급을 결정했다.
이에 윤씨는 실질적인 혼인 기간이 5년 미만이라며 국민연금심사위원회에 분할연금 지급 취소를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윤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씨가 결혼 3년째인 1995년 가출해 별거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윤씨가 자신을 집에서 내보냈다고 반박하며, 이후 인천 소재 지인의 미용실에 머물렀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주민등록 기록과 양측 진술을 토대로 1996년 3월 이후 실질적 혼인 관계가 유지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은 서울 서대문구에 함께 거주하다가 1996년 3월 무단 전출을 이유로 주민등록이 직권 말소됐으며, 이후 각자 다른 주소에 개별 등록했다. 별거 이후 자녀는 윤씨가 양육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1996년 3월 이후에는 동거 사실이 없고 혼인 관계 유지로 볼 만한 교류도 없었다"며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존재한 기간이 5년에 미치지 않아 이씨는 분할연금 수급권자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법률혼 기간이 5년을 넘더라도 실제 동거·교류가 5년에 미치지 않으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분할연금 제도는 혼인 기간 중 배우자의 정신적·물질적 기여를 인정해 이혼한 배우자에게 노령연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판결은 해당 기여의 실질을 엄격히 심사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