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시가격 30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게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동일한 종합부동산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7월 2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세제 개편 방향을 논의 중이며, 다음 달 초 세법 개정안 발표 전까지 구체적인 기준 금액은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종부세 체계에서는 1·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세율이 과세표준 12억 원 이하 구간까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부터는 1·2주택자에게 1.3%,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2.0%의 세율이 적용되며, 최고세율은 각각 2.7%와 5.0%로 달라진다. 정부는 이 구조가 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하는 방향으로 수요를 유도해 조세 형평성을 해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비거주 초고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도 현행 12억 원에서 다주택자 수준인 9억 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 30억 원 아파트를 실거주 없이 보유한 경우, 기본공제 축소로 과세표준이 10억 8000만 원에서 12억 6000만 원으로 늘어나며 적용 세율 구간도 한 단계 상승한다. 여기에 다주택자 세율까지 적용되면 해당 주택의 최고세율은 현행 1.0%에서 2.0%로 두 배 높아진다.
아울러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감면액에 상한을 처음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현재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으며 공제액 자체에는 제한이 없다. 정부는 공제율은 유지하되 실제 공제액에 상한을 설정함으로써 초고가 1주택자의 과도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동시에 일반 장기보유·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도 거론된다.
반면 실거주자와 지방 주택 보유자에게는 감면 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전략, 즉 세제 혜택이 집중된 초고가 1주택으로의 쏠림을 보유세 강화를 통해 완화하려는 데 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세 기반 정상화 없이 세율 구간 조정만으로는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재산세 과표상한제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낮아 고가주택일수록 현실화율이 낮아지는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중과 대상이나 세율 구간만 일부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과세 기반 전반을 함께 손보지 않으면 정부가 기대하는 정책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