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에 최종 서명했어요. 현지시간 21일 밤의 일이에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22일 합의안에 서명했고, 협정은 공식 발표됐습니다.
이번 협정은 미국 원자력법 제123조에 근거한 이른바 '123협정'으로, 유효 기간은 30년이에요. 핵심은 미국 기업이 사우디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핵 인프라 개발을 주도한다는 거예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전 모델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이고, 사우디는 원전으로 국내 전력을 충당하고 원유를 수출로 돌려 수익을 늘릴 계획입니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이에요. 양국이 2년간 공동 연구를 거쳐 경제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면, 미국 기업이 사우디 내 농축 시설을 건설할 수 있어요. 다만 민감한 농축 기술 자체는 이전하지 않는 '블랙박스' 방식을 적용해 사우디가 기술을 직접 확보하지는 못하도록 했습니다. 또 미국이 반대하면 사우디는 10년간 다른 나라와도 독자 농축 사업을 추진할 수 없어요.
비판도 적지 않아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협정은 농축·재처리 포기를 명시해 '핵비확산의 골드 스탠더드'로 불렸는데, 이번 사우디 협정은 그보다 완화된 내용이에요. 사우디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 가입도 거부하고 있고,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금지 조항도 협정에 담기지 않았어요. 뉴욕타임스(NYT)는 "부시·오바마 행정부가 유지해온 핵비확산 원칙에서 후퇴한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핵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어요. 헨리 소콜스키 미국 핵비확산정책교육센터 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사우디가 농축을 허용받으면 UAE, 튀르키예, 이집트도 같은 권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018년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면 사우디도 갖겠다"고 공언한 전례도 있어 우려를 키웁니다.
한편 미국은 이란에 대해서는 핵 프로그램 축소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사우디에는 농축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이중잣대' 논란도 일고 있어요.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인 한국 정부도 이번 협정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해요. 미국이 동맹국의 핵 능력에 이전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흐름이 한국의 핵잠수함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