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6일) 사직구장에는 좀 특별한 장면이 펼쳐졌어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얼굴에 조그만 아이패치가 붙어 있었거든요. 거기엔 'JUNG HOON'이라고 적혀 있었답니다. 롯데에서 16시즌을 보낸 정훈의 은퇴식 날이었거든요.
이 아이디어를 낸 건 황성빈이에요. 경기 후 황성빈은 "이대호 선배님 은퇴식 때는 선배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뛰었는데, 오늘은 그렇게 하지 못해서 훈이 형에게 어떻게 리스펙을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오늘 아침에 떠올렸다"고 설명했어요. 선수들한테 제안했더니 다들 따라줬고, 아이패치 글씨도 본인이 직접 다 썼대요. "내가 봐도 생각보다 잘 써서 나도 놀랐다"고 웃으면서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
경기 전엔 정훈의 가족들이 시구에 나섰어요. 큰 아들이 시구, 작은 아들이 시타자, 그리고 정훈 본인이 포수로 공을 받는 모양새였답니다. 팬 사인회도 열리고, 정훈의 플레이 사진이 출입구를 가득 채웠다고 해요.
그리고 가장 근사한 선물은 역시 승리였죠. 롯데는 선두 LG 트윈스를 3-2로 잡아냈어요. 전민재가 5회와 7회에 2루타 두 방을 쳐내며 혼자 3타점을 챙겼고, 나균안은 7이닝 2실점으로 시즌 4승을 따냈어요. 나균안은 경기 후 "고등학교 선배님이자 롯데 자이언츠의 선배님인 정훈 선배님의 은퇴식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어 상당히 기쁘다"고 했답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승리로 롯데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를 기록했어요. 순위는 8위지만, 지금 흐름만큼은 꽤 살아있는 팀이에요. 김태형 감독도 "정훈의 은퇴식이 열린 뜻깊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더욱 의미 있는 승리였다"고 말했답니다.
정훈은 통산 1476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 80홈런, 532타점을 남긴 선수예요. 화려한 수치보다는 묵묵히 16년을 한 팀에서 버틴 사람이죠. 팬들이 "고생했다, 고마웠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해줬다고 정훈이 직접 말했는데, 그 말이 꽤 오래 남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