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최종전이 참 묘한 분위기로 끝났어요. 오스트리아와 알제리가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맞붙어 추가 시간까지 서로 한 골씩 주고받은 끝에 3대 3 무승부로 마무리됐거든요. 결과만 보면 평범한 무승부인데, 사실 이 경기 전부터 두 팀 모두 '이기면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었어요.
왜 그랬냐면요. J조 2위가 되면 H조 1위인 스페인을 32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았고, 3위가 되면 상대적으로 만만한 스위스를 만날 수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두 팀 입장에서는 살짝 지거나 비기는 게 오히려 더 나은 선택지였던 거예요. SBS 뉴스 보도에서도 이 경기를 '승리가 반갑지 않은 기묘한 대결'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크게 지면 안 됐어요. 3위 팀 중 순위가 8위 안에 들어야 32강 티켓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결국 두 팀은 적당히 치열하게(?) 싸운 끝에 3-3으로 비겼고, 골 득실에서 두 골 앞선 오스트리아가 조 2위, 알제리가 3위로 나란히 32강에 올랐어요. 조 1위는 요르단을 3-1로 완파하고 3전 전승을 기록한 아르헨티나가 차지했고요.
같은 시간 G조에서 3무를 기록한 이란은 조 3위 팀 순위에서 9위로 밀려 아쉽게 탈락했어요. 3무라는 성적이 나쁜 건 아닌데, 다른 조 3위 팀들과의 비교에서 밀렸던 거예요.
그런데 이 경기에는 역사적인 맥락도 있어요.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오스트리아와 서독이 서로 이득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해 알제리를 탈락시킨 사건이 있었거든요. 당시 알제리는 2승 1패로 최종전을 먼저 마쳤는데, 이후 열린 서독-오스트리아전에서 두 팀이 사실상 공을 돌리기만 하며 서독의 1-0 승리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 골 득실에서 밀린 알제리가 탈락했죠. 이 사건은 월드컵 역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스캔들이 됐고, 이후 조별리그 최종전이 모두 같은 시간에 열리게 된 계기가 됐어요. 44년 만에 두 팀이 다시 월드컵에서 만났으니, 외신들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논란이 많을 경기'라고 미리 주목했던 것도 이해가 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