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는 9월 1일 2027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이번 예산안은 역대 최대 재정지출 규모를 내세우며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방 투자, 청년 지원 세 가지를 핵심 축으로 삼았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예산안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세 가지 방향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빠져 있는 세 가지 과제도 동시에 지적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29.7%(9조4000억 원) 증가해 12개 분야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재정지출 증가율 12.8%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정부는 피지컬AI·AI 데이터센터·반도체를 육성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예산을 올해 10조8000억 원에서 21조3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별도로 2조6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해 전남·광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착공 지원, 지역 반도체 인력 양성, 전력·용수 인프라 투자(2조1000억 원), 프론티어급 독자 AI 모델 개발 지원(4조7000억 원)을 추진한다.
지방 성장 지원도 두드러진다. 지방행정 예산은 22.8% 늘었으며, '5극3특' 지방성장을 뒷받침하는 2조8000억 원 규모의 초광역계정이 별도 신설된다. 지방 대규모 투자 기업에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원하는 '성장엔진특별보조금', 지역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지방미래성장지원금'도 새로 마련됐다. 청년 지원과 저출생 대응 예산은 올해보다 53.5% 증가한 43조3000억 원으로, 청년미래적금의 소득 기준을 폐지해 모든 청년이 대상이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산 배분의 불균형을 지적한다. 보건·복지·고용 예산 증가율은 9.3%, 환경 예산은 5.2%에 그쳐 전체 지출 증가율 12.8%를 밑돌았다. 조세재정연구원장을 지낸 김유찬 홍익대 교수는 "이번 예산안은 청년 지원에 너무 편중됐고, 사회의 다른 취약계층과의 균형을 고려해야 했다"며 "기상이변의 일상화에도 대응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 교수도 "중위소득 인상만으로 복지의 실질적 보장 수준이 현실화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극화 완화와 내수 진작 측면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조선일보 등 복수 매체는 이재명 정부 5년간 예산 증가폭이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 13년치에 맞먹는다는 분석을 별도로 보도했다. 재정 확대 속도에 대한 지속 가능성 논의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