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초연금(기초노령연금)이 삭감되는 규모가 4년 사이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예산정책처 조사 결과, 2025년 말 기준 국민연금 수급액과 연계돼 줄어든 기초연금 총액은 804억 4,062만 원에 달했다. 2021년 276억 1,574만 원과 비교하면 약 2.9배 증가한 수치다.
YTN 보도에 따르면, 같은 기간 기초연금이 삭감된 수급자 수도 38만 9,000명에서 84만 2,0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수급자 1인당 연간 삭감액으로 환산하면 2021년 약 7만 1,000원에서 2025년 약 9만 6,000원으로 확대됐다.
현행 제도 구조를 보면,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가운데 소득인정액이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 지급된다. 2025년 기준 단독 가구는 월 247만 원, 부부 가구는 월 395만 2,000원 이하여야 수급 자격이 생긴다. 기초연금 기준액은 1인당 월 34만 9,700원이며, 국민연금 월 수령액이 이 금액의 1.5배인 52만 4,550원을 초과할 경우 연계 감액이 적용될 수 있다. 감액 폭은 개인별 가입 이력에 따라 다르며, 최대 기초연금액의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 부부가 함께 수급하는 경우에는 각각 20%씩 추가로 감액되는 부부 감액도 별도로 적용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에 대해 "기초연금이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수준을 반영하도록 설계된 결과지만, 결국 두 제도의 정책적 목표가 서로 충돌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연금 수령액이 증가할수록 기초연금이 줄어드는 현 구조 탓에,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해 얻은 소득의 일부가 기초연금 삭감으로 상쇄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올해 9.5%에서 단계적으로 인상돼 2033년에는 13%까지 오를 예정이다.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금 수령액이 늘어날수록 기초연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는 가입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갈수록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한 사람이 늘어 기초연금 감액 대상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화 가속과 국민연금 제도 성숙에 따라 감액 대상자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