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 8월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 가운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관련 내용이 청년층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사실상 철회 수순에 들어갔다.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발표 나흘 만인 8월 7일 ISA 개편안에 대해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번 개편안에서 정부는 국내 증시로 장기 자금을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기존 ISA의 만기를 5년으로 제한하고, 연간 납입 한도 2천만 원을 채우지 못했을 때 이월할 수 있던 제도를 폐지하려 했다. 이에 대해 ISA 가입자들은 비과세 혜택과 장기투자 기회를 빼앗기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30대 ISA 가입자는 MBC 뉴스 인터뷰에서 "납입 한도를 늘려가며 계속 보유할 생각이었는데, 몇 년간 유지하신 분들은 아쉬운 소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결국 기존 ISA 혜택을 원래대로 유지하기로 방침을 바꿨으며, 새롭게 신설하려던 '생산적 금융 ISA'의 조건도 추가 검토 중이다. 생산적 금융 ISA는 만기 10년, 납입 한도 이월 불가 조건으로 출시 예정이었으나 기존 ISA 혜택이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은 ISA에 그치지 않았다. 부동산 세제 관련 혼선도 컸다. 정부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8월 12일까지 배포한 해명자료 29건 가운데 20건(69.0%)이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1주택자 요건, 부부 공동명의, 등록임대주택 등 부동산 세제에 집중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월 1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은 확정안이 아니며 8월 20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국회에 제출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안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변경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8월 12일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의 논의 범위를 세제 전반으로 확대하고, 13일 의원총회에서 정부 세제개편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수정된 세제개편안은 9월 초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넘어갈 예정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조세는 국가와 국민 사이의 약속"이라며 "세법의 예측 가능성이야말로 국민이 안심하고 인생을 계획하게 하는 토대"라고 말했다. 발표 즉시 시장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세제 특성상, 반복적인 수정이 납세자의 혼란과 정책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