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25년 8월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에서 남북 관계 전환을 위한 다수의 정책 구상을 보고했다. 핵심은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논의 착수, '주적' 표현 대체, 경원선 남쪽 구간 복원 사업 재개다.
정 장관은 "평화 선순환을 구축하는 평화체제 논의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9월 유엔 총회에서 평화체제 논의에 착수하고,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논의를 확산시키겠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이를 위해 8·15 경축사에서 구체적인 평화공존 발전구상을 밝히고, 하반기에는 한반도 평화특사를 가동해야 한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정 장관은 또 "남북이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첫걸음으로, 주적 등 서로에 대한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 발간 예정인 '2026 국방백서'에서 주적 표현을 대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은 전날 언론 사전 브리핑에서도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사용한 '위협'이란 표현이 적절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적'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발언은 북한 호칭을 '조선'으로 변경하는 방안과 함께 언급됐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해당 제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용어 하나, 표현 하나를 갖고 정쟁 대상이 되는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결론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에 플러스가 되는지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논쟁거리를 주장하면서 지평이 넓어지는 효과도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경원선 복원 사업과 관련해서는, 강원도 철원군 백마고지에서 월정리역을 잇는 철도 건설을 2029년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용산에서 원산 갈마까지 직통으로 갈 수 있도록 월정리에서 평강 구간 17㎞를 미리 건설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지난 10년간 중단된 상태였다.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기금의 연평균 집행 비율이 2~3%에 불과한 만큼, 시행령 개정을 통해 평화경제특구 지원, DMZ 및 접경지역 사업, 민간통일운동 활성화, 북한학 연구 생태계 복원 등으로 기금 용도를 넓히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