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 7월 30일 발표한 농지 기본조사 결과, 조사 대상 농지의 약 27%에 해당하는 284만 필지가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실시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이번 기본조사는 지난 5월 18일부터 7월 29일까지 진행됐다. 1996년 농지법 제정 이후 소유권이 변경된 농지 136만 헥타르(ha)를 대상으로 행정정보를 활용해 이용 실태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마감일 기준으로 전체 대상의 97%인 132만ha(1013만 필지)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다. 브릿지경제 보도에 따르면, 농지대장상 국내 전체 농지 면적은 195만ha다.
위반 의심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불법 임대차 의심 사례다. 농지대장에는 자경(직접 영농)으로 등록됐지만 비료나 면세유 등 지원사업을 받은 실적이 없는 경우가 전체의 21.1%였다. 이어 무단 휴경 의심이 11.6%, 불법 전용 의심이 9.0%, 소유 제한 위반 의심이 1.4%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세종, 제주, 강원에서 위반 의심 농지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7월 31일 기본조사를 마무리하고, 8월부터 심층조사에 착수한다. 심층조사 대상은 이번 기본조사에서 파악된 위반 의심 농지 30만ha를 포함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수도권 전 지역, 외국인 소유 농지, 경매 취득 농지 등 10개 심층조사군에 해당하는 78만ha다. 조사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소속 공무원이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하며, 접근이 어려운 지역은 드론과 항공·위성 영상을 활용할 예정이다. 투기 소지가 크다고 판단되는 경기도 전체 농지는 드론 촬영으로 점검한다.
현장 확인만으로 판단이 어려운 불법 임대차 여부 등은 농지 소유자가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보완 조사로 확인한다. 필요하면 행정자료 분석과 주민 문답, 탐문 조사도 병행한다.
심층조사 결과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처분 의무 부과 등 행정조치를 시행하고, 투기와 관련된 사안은 형사 고발 등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고령 농업인의 불가피한 휴경, 농업인 간 농지 맞교환 경작처럼 예외적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별도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반이 확인된 농지와 장기간 활용되지 않는 농지는 농지은행이 매입하거나 위탁받아 청년 농업인 지원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현장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농업인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번 조사는 농지로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땅을 찾아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에게 돌려주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내년에 1996년 이후 소유권 변동이 없는 59만ha를 대상으로 2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