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업황 침체를 겪어온 철강·석유화학 업계가 AI(인공지능) 인프라 수요 확대를 새로운 활로로 삼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어요.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AI 기반 시설용 형강 제품 '디-메가빔(D-Mega Beam)' 주문량이 올해 연간 생산능력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어요. 현재 신규 주문을 넣으면 빠르면 2~3개월, 늦으면 내년에야 납품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해요.
디-메가빔은 후판을 용접해 만든 초대형 형강으로, 서버랙·냉각설비 등 무거운 장비를 지탱해야 하는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첨단 물류센터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에요. 이윤노 동국제강 형강영업담당 이사는 "기존 H형강과 디-메가빔을 패키지 형태로 공급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포스코도 데이터센터·송배전망·에너지저장장치(ESS)·휴머노이드 등에 특화된 신강재 판매 조직을 가동했어요. 지난해 약 38만 톤이던 AX(AI 전환) 산업용 강재 판매량을 2030년까지 100만 톤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요. 현대제철은 현재 봉형강 매출의 약 3% 수준인 데이터센터용 제품 비중을 향후 6%까지 늘릴 계획이에요.
철강 업계가 이처럼 AI 특수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내수 시장의 구조적인 부진이 자리하고 있어요. 중국의 저가 공세와 건설 경기 침체로 내수에서는 과잉 공급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스틸데일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철근 수출은 54만 톤에 달해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내수 부진의 돌파구로 수출을 적극 활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와요.
석유화학 업계도 비슷한 흐름이에요.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고기능 플라스틱, 반도체 패키징 소재, 전력 케이블용 절연재 등 첨단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요. LG화학은 휴머노이드·AI 반도체용 소재를, 롯데케미칼은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에요. 한화솔루션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망 투자 흐름에 맞춰 케이블용 절연 소재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요.
다만 AI 특수가 업계 전반의 과잉 공급 구조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어요. 수요 증가 속도와 업체들의 생산 전환 속도가 맞물려야 실질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