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쯤, 이탈리아 북동부를 뒤덮은 꽃게 이야기가 한국에서도 화제였어요. 당시 한국 사람들 반응은 대충 이랬죠. "우리는 없어서 못 먹는데, 차라리 수입하자." 그 꽃게,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문제의 주인공은 '블루크랩'이에요. 원래 북미 대서양 연안에 살던 종인데, 기후 변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지중해까지 영역을 넓혔어요. 2023년부터 이탈리아 포강 삼각주 일대에서 개체 수가 폭증하더니, 조개 양식장을 초토화시키기 시작했죠. 어민들에겐 그야말로 재앙이었어요. 폴레시네 지역에서만 2년 동안 잡아서 소각한 블루크랩이 약 230만kg에 달할 정도였으니까요.
이탈리아 정부도 직접 나서서 포획 작전을 펼쳤고, 천적인 문어를 방류하는 실험까지 해봤어요. 현지에서는 '이길 수 없다면 먹어 치우자'는 소비 촉진 캠페인도 벌였고요. 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은 블루크랩을 먹는 문화가 없었던 터라, 캠페인 효과는 미미했어요. 한 현지 식당 운영자는 "이탈리아인들은 우리 바다를 침범한 갑각류를 먹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러다 전략이 바뀌었어요. 소각하는 대신, 팔기로 한 거예요.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폴레시네 어민 협동조합은 올해 블루크랩 수출로 연간 2000만 유로(약 316억 원) 상당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에요.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연간 수익이 1500만 유로까지 줄고, 조합원도 절반 가까이 감소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죠.
방식도 흥미로워요. 잡은 블루크랩을 삶아 냉동한 뒤 스리랑카로 보내요. 그곳에서 게살과 집게살로 가공한 다음, 미국·유럽 등 세계 각지로 수출하는 거예요. 일부는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오기도 해요. 파올로 만친 폴레시네 어민 협동조합 회장은 "이 재앙을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사고방식의 전환을 강조했어요.
현재 블루크랩 거래 가격은 1kg당 약 1.3유로예요. 반면 블루크랩이 먹어치운 조개는 1kg에 약 10유로니까, 가격 격차가 꽤 크죠. 그래도 소각하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예요. 골칫거리를 돈이 되는 자원으로 바꾼 셈이니까요.
한국 입장에서 보면, 꽃게는 여전히 귀하고 비싼 식재료예요. 이탈리아산 블루크랩이 아시아 시장을 향해 수출 경로를 넓히고 있는 만큼, 앞으로 우리 밥상과도 접점이 생길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