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9일 저녁, 부천종합운동장에는 꽤 묘한 공기가 흘렀어요. FC안양의 유병훈 감독에게는 K리그 무대 통산 100번째 경기였거든요. 숫자 하나에 의미를 붙이자면 충분히 붙일 수 있는 날이었죠. 🎉
그런데 그 100번째 경기의 주인공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부천 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26라운드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난 뒤, 유 감독은 자리를 비웠답니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마음이 회견장까지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게 했을지도 모르죠.
대신 그 자리에서 제자의 이름을 꺼낸 건 스승 쪽이었어요. 이영민 부천 FC 감독이었죠. 둘은 꽤 긴 인연을 가진 사이예요. 현역 시절 고양 KB국민은행에서 동료로 함께했고, 이후엔 '이영민 코치-유병훈 선수' 관계로도 만났어요. 안양에서는 반대로 유병훈 감독이 이영민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기도 했고요. 이렇게 역할이 몇 번씩 바뀌며 이어져온 사이랍니다.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이영민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제자의 100경기를 이렇게 축하했어요. "축하한다. 더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충분히 능력 있는 감독이다. 500경기, 600경기도 축하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요. 그러면서 "2부에서부터 같이 시작해서 이렇게 1부에서 겨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고도 했어요.
다만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이라 경기 준비가 더 어렵다는 속내도 살짝 내비쳤어요. "그래서 더 힘들다. 때론 간단히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좀 힘들게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었죠. 상대 전술을 훤히 꿰고 있는 스승과 제자의 맞대결, 쉬울 리가 없죠. 😅
경기 결과도 그 복잡한 관계를 닮았어요. 부천이 후반 8분 김종우의 골로 먼저 앞서갔지만, 후반 25분 안양의 프리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마무리됐거든요. 이영민 감독은 경기 후 "홈에서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어요. 부천 입장에서는 1602일 만의 안양전 홈 승리가 코앞에서 미끄러진 셈이었으니까요.
100경기라는 숫자가 축하로 시작해서 무승부로 끝난 날. 스승의 덕담은 분명히 전해졌을 텐데, 제자가 회견장에 없었던 건 좀 아쉽긴 하네요. 다음번엔 두 사람이 나란히 회견장에 앉아 얘기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