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스타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 골퍼 안병훈 이야기를 하려면 일단 1988년 서울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국교도 없던 한국과 중국, 서로 다른 언어와 국적을 가진 두 탁구 선수가 수백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세기의 로맨스'를 썼죠. 그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안병훈이에요. 🏌️
근데 재밌는 건, 탁구 영웅 부부가 정작 아들 손엔 탁구채를 쥐여주지 않았다는 거예요. 안재형은 "한국에서 자란 아이가 중국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 같아 겁이 났다"고 했어요. 대신 고른 종목이 골프였고, 여섯 살에 클럽을 잡은 안병훈은 그대로 빠져들었대요.
열일곱 살이던 2009년엔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대회 역사상 최연소로 제패했고, 2015년엔 유러피언 투어 최고 권위의 BMW PGA 챔피언십을 21언더파, 대회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했어요. 아시아 선수 최초 유러피언 투어 신인상도 그해 차지했죠.
그런데 PGA 투어에 올라서면서부터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어요. 준우승만 다섯 번, 그중 세 번은 연장 끝에 아쉽게 물러났어요. 아홉 시즌, 229개 대회를 뛰었는데 우승은 없었죠. 그럼에도 누적 상금은 2153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10억 원에 달했어요.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동안 PGA 투어에서 우승 없는 선수 중 상금 누적 1위였다고 해요.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왔다는 얘기죠. 😊
그리고 2024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김주형과의 연장 승부 끝에 안병훈이 버디로 우승을 따냈어요. 9년 만의 고국 무대 우승이었어요. 트로피를 들고 가장 먼저 달려간 건 어머니 자오즈민의 품이었고, 두 사람은 함께 울었다고 해요.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가 지켜보는 한국에서 우승해 감격스럽다"는 말이 꽤 오래 마음에 남더라고요.
올해 서른넷의 안병훈은 LIV 골프로 무대를 옮겨 다시 우승에 도전 중이에요. 최근 영국 대회에선 한 타 차로 톱10을 놓치며 11위에 머물렀어요. 여전히 정상은 한 발짝 앞이지만,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