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주거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4억 원 이하 비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구입 시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을 제시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기준 보금자리론 한도는 최대 4억2000만 원으로 설정됐다. K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비아파트 거주자가 월세를 내는 것보다 직접 매입하는 것이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이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작 청년층의 반응은 냉담하다. 역세권 빌라에 거주하며 월세 95만 원을 내고 있는 한 20대 직장인은 "국민들의 수요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은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청년이 훨씬 많은데, 아파트는 꿈도 못 꾸고 비아파트에서 그냥 살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수치로 보면 현실적 우려는 더 구체적이다. 청년 월평균 소득은 253만 원 수준이다. 원리금을 월 85만 원씩 갚아가며 약 12억 원짜리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한 푼도 쓰지 않아도 63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일해야 그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조적인 말이 오간다고 한다.
전세 사기 여파도 비아파트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성 1인 가구 이하린 씨는 "이전에 살던 집에서 전세 사기 이슈가 있었고, 안전과 보안 문제 때문에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비아파트를 징검다리 삼아 아파트로 이동하라는 정부 구상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이 아파트 구입 시에도 대출 한도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아파트에 대한 한도 규제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뉴스웍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신혼부부 보금자리론 소득요건도 완화할 예정이다. 맞벌이 부부합산 소득이 8500만 원을 넘더라도 배우자 중 한 명의 연소득이 7000만 원 이하면 소득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기준을 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