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3만 명이 찾는다는 세계 최대 박물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문을 닫았어요. 박물관이 쉬어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입구를 직접 막았기 때문이랍니다.
오전 8시쯤, 루브르 박물관 안에 있는 예술 고등교육기관 '에콜 뒤 루브르'와 국립고등미술학교 '에콜 데 보자르' 학생 50여 명이 정문인 유리 피라미드와 리슐리외 통로 등 주요 출입구를 봉쇄했어요. 프랑스 노동총동맹(CGT·노동자들이 모인 전국 단위 연합 조직) 관계자들도 일부 합류했고요. 박물관은 오전 9시 개관을 하지 못했고, 봉쇄는 오후까지 이어졌어요. 결국 그날 임시 휴관을 선언하고, 예약해 둔 방문객들에게는 입장료를 자동 환불했죠. 루브르는 매주 화요일 쉬기 때문에, 19일 월요일과 20일 화요일, 이틀 연속 문을 닫은 셈이에요.
시위에 나선 학생들은 "세계 최대 박물관을 봉쇄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선언한다"는 전단을 직접 배포했어요. 프랑스 정부의 예산 삭감과 교육·문화 분야 공공서비스 악화를 비판하고,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목소리였죠. 박물관 측은 시위가 박물관 자체와는 직접 관련이 없고, 학생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위해 박물관을 '공명실'로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이번 루브르 봉쇄는 훨씬 더 큰 흐름의 일부예요. 시위는 지난 9월, 교사 부족과 열악한 교육환경에 항의하는 고등학생들에서 시작됐어요. 이후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축소에 대한 불만이 더해지면서 대학생, 노동조합, 교사들까지 거리로 나왔죠. 지난 17일에는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사태와 상점 약탈도 발생했어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14세 참가자를 발로 차고 최루탄을 쏴 턱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히는 일도 있었어요.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18일 이틀 동안만 약 2,400명이 체포됐고, 경찰관 약 1,000명이 부상당했어요. 프랑스 정부는 파리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와 집회 제한 조치를 시행하며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루브르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황당한 하루였겠지만, 이 봉쇄가 세계의 눈길을 프랑스 청년들의 목소리로 끌어당긴 건 분명해 보여요. 시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프랑스 정부가 어떻게 응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