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됐어요. 스웨덴 한림원은 8일(현지시간) 캐나다의 시인·소설가·에세이스트이자 고전학자 앤 카슨(76)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어요. 한림원이 밝힌 선정 이유는 "고전 전통과의 유희적인 대화를 통해 현대 문학에 새로운 형식을 창조한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예요.
발표 당시 앤 카슨은 아이슬란드에서 "바람 소리를 듣고 있었다"고 해요. 한림원의 잉그리드 칼베리 상임 사무총장이 직접 연락했고, 카슨은 수상 소식에 매우 놀랐다고 전해졌어요. 먼 섬나라의 바람 속에서 문학사에 이름을 올린 셈이죠.
앤 카슨은 123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역대 19번째 여성 수상자예요. 캐나다 작가로는 2013년 수상한 소설가 앨리스 먼로 이후 두 번째 수상이랍니다. 195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카슨은 대학에서 문학과 그리스어, 비평을 공부했고, 이후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이어오며 시 창작과 번역 작업을 병행해왔어요. 한림원은 "그의 문학 작업 대부분은 언어에 대한 문헌학자의 집착과 새로운 의미를 찾으려는 시인의 열망이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카슨 스스로도 모든 작품의 출발점이 단어의 어원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해요.
카슨의 작품 세계는 한마디로 '경계를 허무는 글쓰기'예요. 시와 소설, 에세이, 번역, 학술 논문 사이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고대 그리스 고전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죠. 맥아더 펠로십과 구겐하임 펠로십을 받았고, 2001년에는 여성 최초로 T. S. 엘리엇 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국내에도 여러 작품이 번역 출간되어 있어요. 출판사 난다에서는 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짧은 이야기들>,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플레인워터>, <에로스, 달콤씁쓸한>이 나왔고, <남편의 아름다움>(한겨레출판)은 T. S. 엘리엇 상 수상작으로 존 키츠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에요. <녹스>(봄날의 책)는 사망한 오빠가 남긴 사진과 편지를 엮은 책이고요. 대표작으로는 <빨강의 자서전>(한겨레출판)이 꼽히는데, 그리스 신화 속 괴물 게리온의 이야기를 현대 퀴어 소년으로 다시 쓴 운문 소설이에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작품들은 카슨의 통섭적 문학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들로 소개되고 있어요.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6억 4,000만 원)와 메달, 증서가 주어져요. 노벨문학상 시상식은 매년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