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털어놓았어요. 2026년 10월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 자리에서였죠.
올해 부산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 감독은 "창작은 창작이고, 꼭 진실이나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어요. 다만 그는 "영화 '암살자(들)'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야기는 들었다"고 먼저 전제를 달았어요. 이어 "역사적 진실과 창작의 관계에 대해 짧은 시간에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며 "역사적 진실이라고 하는 것도 그 자체가 과연 정말 진실인가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답니다.
장 감독은 영화계에 오래 전해 내려오는 말도 꺼냈어요. "생활에 기반을 두되 생활을 넘어서라"는 표현인데요, 창작이란 현실을 출발점으로 삼되 그것을 초월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는 "역사는 먼 옛날의 이야기이고, 예술이라는 형식을 빌려 오늘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관객들이 각자 반응이 다르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지만, 그것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강조했어요.
같은 기자회견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한국의 정주리 감독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했어요. '도희야', '다음 소희' 등 실화를 바탕으로 작업해온 그는 "극영화는 허구의 이야기다. 허구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오면 등장인물 역시 허구가 된다. 그게 내가 영화를 대하는 자세"라고 말했어요. 동시에 "제 영화가 아닌데도 상당히 위축되는 것을 느낀다"며 솔직한 심경도 전했어요. 그러면서 "영화를 만든 사람은 그 안에서 모든 책임을 진다.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작업을 계속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과 이를 둘러싼 음모론을 소재로 삼으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요. 일부 보수 단체는 주연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출연배우 관련 광고에 대한 불매운동도 이어지고 있어요. 영화제 개막 직전인 10월 6일에는 경북 구미의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해당 영화를 상영 목록에서 내리는 일도 있었답니다.
장이머우 감독은 '붉은 수수밭'으로 198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고, '영웅', '황후화'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중국 5세대 영화감독의 대표 주자예요. 창작의 자유와 역사적 책임, 어디까지가 영화의 몫인지—이 질문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