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꽤 일방적인 경기가 하나 펼쳐졌어요.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홈런 4방에 장단 20안타를 몰아치며 12-0으로 완승했거든요. 점수만 보면 밍밍할 수 있는데, 경기 안쪽을 들여다보면 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어요.
이날 두산의 마운드를 책임진 건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었어요.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숫자만 놓고 보면 깔끔하죠. 덕분에 시즌 9승째를 챙겼어요. OSEN 보도에 따르면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선발 투수 벤자민이 자기 피칭을 하면서 6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고 했고, 포수 양의지도 "완벽한 투구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 호흡도 굉장히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사실 벤자민의 이번 시즌 스토리는 좀 특별해요. 올 시즌 개막할 때만 해도 소속팀이 없었거든요. 부상 대체 선수로 두산의 부름을 받은 게 시작이었는데, 이후 경쟁력을 입증하며 정식 계약까지 따냈어요. 벤자민 본인도 "올 시즌을 돌아보면 놀라움뿐이다. 두산이 나를 불러줬기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어요. 뭔가 드라마틱하죠? 😊
타선도 흥이 넘쳤어요. 세베리노, 양의지, 양석환, 강승호가 홈런을 한 방씩 쏘아 올렸고, 박찬호와 김민석은 각각 3안타를 몰아쳤어요. 2회 세베리노의 선취 솔로포를 시작으로 점수가 쌓이더니 9회까지 12점이 났어요.
반면 삼성은 좀 힘든 하루였어요. 애초 선발로 예고됐던 외국인 에이스 크리스 페덱이 오른쪽 등 담 증세로 등판이 불가능해져서 좌완 이승현으로 긴급 교체했는데, 이승현이 4이닝 9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어요. 타선도 간판 구자욱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산발 3안타에 그쳤고요. 전날까지 6연승을 달리던 팀이 하루 만에 12-0으로 완패하는 건 쉽지 않은 경험이죠. 이날 패배로 삼성의 6연승도 마감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