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면서, 형사 피고인의 구속기간을 현행대로 최대 6개월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법조계 안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고인 구속기간을 심급별로 원칙적으로 6개월까지 제한한다. 기간이 만료되면 피고인은 석방된 채 남은 재판을 불구속 상태로 받는다. 개정법 시행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도 사라진 만큼, 수사·기소 관련 쟁점이 재판에서 더 복잡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재판 기간이 길어지면서 현행 구속기간 안에 선고가 이뤄지지 못하는 사건이 늘어날 수 있다.
연장론을 지지하는 측은 증거 인멸, 증인 회유, 도주 위험 등을 근거로 든다.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원이 2023년 2월 발간한 '법원의 구속기간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법관 770명 중 723명(93.9%)이 구속기간을 제한적으로나마 연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111명(14.4%)은 구속기한 제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 고법 판사는 "쟁점이 복잡한 사건에서 핵심 피고인이 석방되면 재판부도 조급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나원 법무법인 삼현 변호사는 "앞으로 경제범죄 등 쟁점이나 법리가 복잡한 사건에서 현행 구속기간 안에 재판을 끝내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중론은 무죄추정 원칙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내세운다. 구속기간 연장이 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서둘러 결론을 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같은 보고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은 재판 단계에서 별도의 구속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법원의 보석 심사를 통해 석방 여부를 결정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공소유지 방식에 대한 실무적 과제도 부상하고 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공소청 검사는 공소유지를 위한 '사실관계 확인'은 가능하지만, 이를 통해 취득한 진술이나 자료는 재판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재판 도중 위증이 드러나거나 수사 단계에서 발견되지 않은 공범이 새롭게 등장할 경우, 검사가 직접 수사에 나서지 못하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 요청하는 방식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검사가 112에 신고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실무적 공백이 현실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익명을 요청한 한 현직 판사는 "중요한 참고인이 새로 나오면 증인으로 세워 증인신문을 하는 방법으로 공소유지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지원 법률사무소 법과치유 대표변호사도 "감정 신청이나 사실조회 신청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법원이 선을 그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속기간 연장 여부와 공소유지 방식 모두 아직 제도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직후인 만큼, 실무에서 문제가 구체화되는 과정을 거쳐 입법적·사법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